여왕의 나라는 오랫동안 전쟁을 겪고 있었다.

여왕은 길로티와 유셉, 두 사람만을 수행원으로 삼아 긴 여정에 올랐다. 

 

길로티유셉


 

길로티, 그녀는 여왕의 목숨을 구한 적이 있다. 잦은 암살 위협에서 여왕을 구할 정도로 강하기 때문에 여왕은 그녀 자신보다도 길로티를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이 여행에서 길로티는 여왕을 지키기 위해, 그녀의 가문에 전해지는 검을 가지고 왔다. 길로티는 전쟁에 집착하고 전쟁을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는데, 이유는 현재 내정이 불안정하고 여왕의 권력이 약하기 때문이었다. 음지에서의 암살 위협만큼이나 양지에서의 귀족들의 왕권에 대한 견제가 심해서 여왕의 권력을 유지하고 내부를 결속시키기 위해 전쟁은 반드시 필요했다. 

유셉, 그녀는 궁정 요리사였다. 각종 향신료와 요리재료에 해박한 지식을 가졌으며 뛰어난 요리 실력을 지녔다. 하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유셉은 궁정 인사들로부터 많은 의심을 받고 있었다. 꽃향기 알레르기가 있는 여왕에게 위험할 수 있는 향료들을 지녔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지금 이름모를 지역을 지나고 있었다.

다른 이들은 몰랐지만, 그곳은 사실 유셉의 고향이었다. 어머니와 남동생, 이웃들이 살고 있는 지역이었기 때문에 오랜만에 이곳에 오게 된 내심 유셉은 조금 더 머물고 싶었으나 그럴 수는 없었다. 여왕에게 있는 꽃향기 알레르기, 다시 그것 때문이었다. 이 지역은 화려하고 향기로운 꽃들이 많이 피어 여왕에게 위험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얼굴에 큰 흉터와 자잘한 흉터가 가득한 길로티를 추하게 여기곤 했다. 하지만 여왕은 외면이 내면을 표현하지는 못한다며 늘 말로 그녀를 위로하고 확신을 주었다. 반면 사람들은 유셉에 대해서는 특히 그녀의 요리실력을 아름답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가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면 여왕에게 위험할 수도 있다는 그 사실 때문에, 유셉은 늘 고심하고 자신의 실력을 까다롭게 의심하곤 했다. 

길로티는 여왕의 그림자에 숨어 그런 유셉을 바라보며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과 밝은 태도, 모든 것들에 반해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사랑한다는 것을 말할 수는 없었다. 어둠과 흉터뿐인 자신이 받아들여지지 못할까 두려웠기 때문에 그 마음을 숨기고 비밀로 간직한 채 이 여행길에 올랐다. 이 여행길에 함께하기 전까지 유셉은 길로티에 대해서도 잘 몰랐다. 

유셉은 사실 궁정 요리사일뿐만 아니라 동시에 여왕의 베일을 관리하는 사람이기도 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여왕이 그녀에게 이 일을 맡긴 이유는 사실 여왕의 꽃가루 알레르기- 라고 알려져있는 그 증상이 진짜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여왕은 폐병에 걸려 있었다. 각종 요리재료, 향신료, 약초학에 해박한 유셉은 베일 안쪽에 약을 발라 여왕이 숨을 쉽게 쉴 수 있도록 돕곤 했다.

길로티는 겉보기에는 여왕을 수호하는 기사였지만, 사실 여왕을 위해 정치적인 적들을 암살하는 암살자였다. 다른 누구도 할 수 없는 일들을 여왕을 위해 해왔던 것이다. 그녀의 뜻에 거스르는 이들, 평화를 사랑하는 이들, 여왕을 위협하는 이들을 암살하고 자신의 손을 더럽혔다. 여왕은 그런 명령을 내리며 길로티의 개인사에 대해 종종 묻곤 했는데 길로티는 그런 여왕의 질문을 꺼려했다. 그녀는 가족들을 모두 잃었고 혼자 남았다. 가족들에 대한 기억은 아직 아픈 기억이었기 때문에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 

세 사람이 그 지역에 머무르는 동안 유셉은 어떤 이들의 연락을 받았다. 자신의 어머니와 동생을 납치했으며 무사히 가족을 돌려받고 싶으면 여왕의 기습을 도우라는 협박이었다. 유셉은 가족들을 잃을 수는 없었기 때문에 일행이 기습을 당하도록 안배하고, 모른 척 했다. 그리고 자신이 늘 하던대로 요리사로서 일행을 위해 식사를 준비했다. 

길로티는 유셉을 사랑하지만, 이 여행과 일행이 모두 불편했다. 평소에도 음지에서 암살 위주로 일을 했으며 여왕을 지키는 일도 드러내지 않고 그림자에서 했기 때문에 이렇게 모든 이들의 눈에 훤히 띌 정도로 이동하고 밝은 낮에 다니는 것이 어색했다. 그래서 돌아다니지 않고 구석에서 숨을 죽이고 가만히 앉아있곤 했다.

길로티의 생각대로, 이 여행에서 유셉의 존재는 상당히 독특한 요소였다. 하지만 여왕의 병을 치료하는 약을 만들어내는 유셉은 여행을 시작하기 전 여왕과 한 가지 약속을 했었다. 이 여행을 무사히 마치면 남동생을 궁에서 일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약속이었다. 유셉은 자신의 여왕이 그 약속을 지킬 것이라 생각하지만, 궁에 사람을 들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에 여왕이 다른 것으로 대신 해주어도 괜찮다고 생각하곤 했다. 

유셉은 여왕의 베일을 벗겨내고 새로운 베일에 약을 바르며 여왕의 상태를 살피곤 했다. 그녀는 궁 내에서 자신이 제거될 가능성을 늘 생각하곤 했는데, 이렇듯 알레르기로 위장한 폐병이라든지, 여왕이 다양한 이야기들을 그녀에게만 털어놓았기 때문에, 여왕의 비밀을 자신이 많이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때문에, 여행중에, 유셉이 여왕의 베일을 관리하던 중 두 사람이 나누던 비밀스런 대화를 듣게 된 것은 필연이나 다름없었다. 바로 길로티의 가족들을 죽인 게 여왕의 계획이라는 것이었다. 길로티의 가문은 대대로 여왕의 집행자이자 암살자 임무를 수행하던 음지의 가문이었는데, 그들 한 명 한 명의 힘이 너무나 강해지자 자신의 권력을 넘볼지도 모른다는 위협을 느꼈고, 길로티 한 명만을 남겨놓고 몰살시키고자 하여 그들을 죽이고 사고사로 위장한 것이었다. 진실을 알게 된 길로티는 자신의 주군이자 여왕을 결코 용서할 수 없었다. 

 

 

그들의 지역을 떠나려던 그 때.

여왕이 공격을 받고 있었다. 

길로티는/유셉은 여왕을 지켰는가?

 

 


 

길로티는 여왕을 지켰다.

가족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직접 물어야 했기 때문에

여왕이 눈먼 칼에 맞게 둘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유셉은 여왕을 지키지 않았다.

인질로 잡힌 가족들이 더 소중했기 때문에

그들의 안전을 위해 이 기습은 성공해야만 했다.

 


 

이야기의

시작이자

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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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시나리오 라이터 가애입니다.


9월 1일 ~ 9월 30일로 공지되었던 CoC 시나리오 [높은 성의 카나리아] 베타 테스트 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원문이 보호 상태로 변경되었습니다.


현재 해당 시나리오는 3회의 테스트 플레이를 거친 상태이나, 변경점이 많이 발생한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추가적인 테스트 플레이 및 수정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생각되어 한 달 간의 내부 조정 기간을 가지려 합니다.


따라서 10월 한 달 간 조정 기간을 거친 후, 11월 1일에 전체공개 상태로 무료 배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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